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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자주]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표지 2종 중 랜덤) -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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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자주]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표지 2종 중 랜덤) -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바틀비

박신영 (지은이)

2022-11-21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명작을 통해 역사 뒤집어보기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는 익숙한 27편의 명작에 질문을 던지고 흔히 볼 수 없었던 역사의 뒷이야기를 털어내는 반전의 세계사다. 저자는 승자의 논리에 따라 쓰인 역사에 익숙한 우리에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다른 결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롭게 살 땅을 찾아 떠난 개척자가 다른 쪽에서 보면 침략자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왜 굳이 명작을 뒤집어보고 틀어보고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걸까? 아름다운 동화를, 웅장한 전설과 신화를 왜 다른 시각에서 비틀어보는 걸까? 저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는 권력을 가진 쪽이 기록한 역사 외에 다른 역사도 늘 있었다. 오늘날의 세계 질서가 이렇게 짜인 것은 필연적이지도 않고 당연한 결과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_「서문」 중에서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가지지 못한 사람들, 억압받은 사람들, 승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 행복하고 사람답게 살아갈 세상을 위해, 저자는 다른 시각에서 명작의 역사 배경을 탐구하려 노력한다.
이를테면, 「장화 신은 고양이」에서 고양이는 왜 장화를 원했을까? 꼭 장화를 신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장화 신은 고양이」는 서유럽 중세 봉건사회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신발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가 왕자에게 데려다준 것처럼, 도로시의 마법 구두가 집으로 돌아가게 해준 것처럼. 그러니까 장화는 고양이를 총사로 만들어주었고, 고양이는 총사로서 충성을 다해 자신의 주군을 진정한 귀족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고양이는 주인에게 충성한 결과로 출세한 샤를 페로 자신이었다.

한편 이는 1628년에 태어나 1703년에 사망한 샤를 페로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페로는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나, 법을 공부한 후 콜베르의 비서가 되었다. 그가 모신 콜베르는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재무장관과 해군장관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 덕에 영지를 획득하고 귀족이 되어 작위를 아들에게 물려준다. 콜베르의 일생은 루이 14세 시절 법복귀족의 성장을 보여준다. 결국 귀족이 된 콜베르는 방앗간 집 셋째 아들이고, 콜베르의 비서인 페로는 주인을 영주로 만든 장화 신은 고양이였다. -91쪽

한편, 제인 에어는 정말로 해피엔드일까? 제인이 모든 시련을 넘어 로체스터 백작과 결혼하므로 해피엔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제인 에어』에는 또 다른 결론이 숨어 있다. 이 작품을 제대로 읽으려면 19세기 초중반의 영국의 실상을 살펴봐야 한다. 대영제국의 절정기였던 당시에는 식민지는 물론 자국에서도 여성과 노동자, 하층민, 이민족이 억압받았다. 제인 에어는 아기 때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서 학대받으며 자랐는데, “여성들이란 집 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 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전통적인 여인처럼 사는 것을 거부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가정교사로 취직한 제인은 그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 백작에게 청혼을 받는다. 하지만 제인은 결혼식 당일에야 그에게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다락방에 가둬둔 부인 버사가 있음을 알게 된다.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사실혼 관계를 제안하지만, 제인은 “쓸쓸하고 고독하고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으면 없을수록 나는 나 자신을 존경한다”고 다짐하며 그를 떠난다. 결국 제인은 다른 마을로 가서 교사로 지내다가 유산을 받아 부자가 된다. 한편 버사는 죽고, 로체스터 백작은 불구의 몸이 되었지만 제인은 그와 결혼한다.
여기서 로체스터 백작의 부인인 버사 메이슨의 삶을 들여다봐야 한다. 버사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의 부유한 농장주의 딸이었다. 영국 본토의 권력자들은 서인도제도의 부유한 백인들이 정치적 권력을 갖는 것을 원치 않았고, 같은 백인이라도 크레올이라 부르며 차별했다(크레올은 식민지에서 태어난 백인과 혼혈인을 포함한 말이다). 백인 농장주는 노예 여성을 성노예로 삼아 그 사이에서 혼혈이 많이 태어났는데, 본토 영국인들은 백인 남성을 유혹했다며 유색인종의 여성만을 탓했고, 혼혈인이든 백인이든 크레올 여성만을 비난했다. 그렇지만 신붓감으로는 인기가 있었다. 서인도제도의 농장주들은 귀족 집안으로 딸을 시집보내고 싶어 했고, 작위와 영지를 상속받지 못하는 귀족 아들들은 이들과 결혼하여 풍요로운 삶을 살길 원했다. 『제인 에어』의 버사와 로체스터의 결혼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결혼 후 처가에서 잘 지내다가 형이 죽자 작위를 계승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온 로체스터에게 버사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였다. 결혼한 여성은 남편의 소유물이므로 아내의 모든 인격과 권리를 대신 행사했고, 아내의 모든 재산권은 남편의 몫이었다. 그래서 ‘성적 방종과 광기가 유전된’ 크레올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신착란으로 몰아 버사를 다락방에 가둔 것이다.
작가는 식민지 크레올 여성인 버사를 다락방에 가두고 화재로 희생시켜서 순수 영국 혈통인 제인과 로체스터를 결합시킨다. 가난하고 못생긴 여성의 권리를 주장한다는 작품에서조차 영국 출신의 백인이 아닌 여성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제인은 “무엇보다도 차갑게 내 가슴을 치는 것은, 내가 당연히, 또 불가피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더 큰 대양―재산, 계급 그리고 사회 인습―이었다”라며 로체스터를 떠났다가, 결국 그 대양을 건너서 로체스터와 결혼한다. 그러나 제인이 건넌 바다를 버사는 건너지 못했다. 서인도제도에서 영국으로 대서양을 건넜지만, 크레올 여성인 버사 앞에는 더 넓고 더 큰 바다가 놓여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제인이 건넌 바다를 버사는 건너지 못했다. 서인도제도의 버사는 로체스터와 결혼해서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왔지만 진정으로 건너지는 못했다. 로체스터와 제인 사이에 있던 바다는 재산, 계급 그리고 사회 인습이었다. 다락방에 갇혀 있던 버사가 보았을 바다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크레올 여성 버사는 건너지 못한 바다, 그리고 제인의 해피엔드를 기뻐하는 독자들이 미처 보지 못한 넓고도 깊은 바다가 여기 『제인 에어』에 있다. -217쪽

역사는 보통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한쪽의 입장밖에 담아내지 못한다. 승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만 부각하고, 나머지는 모른 척 묻어버린다. 그러나 역사를 제대로 보고 배우고 깨닫고 싶다면 승자가 아닌 쪽, 권력을 지니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러니 승자가, 권력자가 강요하거나 교묘히 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평등하고 정당하게 살아가려면 지나간 역사를 다시금 톺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 책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가 나온 이유다.

명작을 따라가다 보면 유럽사의 흐름과 맥락이 한눈에…
살아 있는 역사,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은 고대 그리스 문명, 로마제국 등 유럽인이 탄생한 먼 옛날부터 봉건제와 기독교로 대표되는 중세를 거쳐 대항해시대에 유럽이 팽창하여, 산업화와 제국주의의 근대를 지나 제1·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신화와 전설, 동화와 명작을 아우르는 27편의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시대순으로 정리되어 있어 다 읽고 나면 유럽사 전체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구성이다.
최고 신인 제우스는 왜 그렇게 바람을 피우며 돌아다녀야 했는지, 왜 왕자들이 공주를 찾아 여행을 떠났는지, 이야기의 주인공은 왜 전부 셋째 아들인지, 그동안 읽거나 들었지만 무심히 흘려보낸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대항해시대의 패권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살펴보고, 『반지 원정대』에서 히틀러의 그림자를 본다. 부모가 아닌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건네준 이유가 무엇인지, 신데렐라의 통금 시간이 12시였던 까닭은 무엇인지, 왜 마녀들은 벌을 받지 않고 왕자와 공주가 대신 시련을 겪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에는 “아! 그렇구나!” 하며 무릎을 치는 순간이 있다. ‘무엇’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기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살펴보면, 그것이 살아 있는 역사이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깨닫는다.
저자는 “문학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면 역사는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특히 유럽인들의 이동에 따라 서구 위주로 세계의 틀이 형성된 과정을 다룬다. 수많은 유럽인들이 장자가 아니라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혹은 경작지가 부족해서 원래 머물던 곳을 떠나 모험을 떠났다. 그들로서는 새롭게 살 땅을 찾아 이동한 것이고 새로운 곳을 찾아 개척한 것이겠지만, 반대편의 시각에서 보면 그들은 침략자에 지나지 않는다. 즉, 주인공이 누구인가에 따라 역사는 달라진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명작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신화와 전설, 민담과 동화 등을 통해 숨겨진 삶의 이야기를 짚어보고, 서구를 중심으로 편성된 세계 질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의 후속작
저자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낸 반전의 유럽사

저자 박신영은 스스로 ‘역사 덕후’라고 칭할 만큼 무엇이든 역사적 유래부터 파고든다. 또한 문학과 역사, 인간에 관심 많은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책이나 신문을 읽다가, 영화를 보다가도 역사적 근원이 궁금해지면 관련된 자료나 책을 있는 대로 찾아 읽고 궁금증을 해소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져 특유의 입담으로 숨은 이야기를 풀어낸 전작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10년 넘게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읽히려고 사주었다가 오히려 자신들이 더 흥미롭게 읽는 책이 되었다. 현재 중국(2쇄)과 대만(15쇄)에 번역되어 현지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익숙한 작품으로 질문을 던지고 다른 관점에서 세계사를 들여다보는, 승자가 아닌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저자의 태도는 이 책에서도 한결같다. 하지만 전작보다 더 깊이 파고들며 뒷이야기의 지평을 넓혔다. 말하자면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는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의 후속작이면서 유럽사의 심화편인 셈이다.
문학작품의 줄거리만 훑기보다는 그 뒤의 역사를 알면 이야기의 깊이가 다르게 느껴진다. 문학을 바탕으로 역사를 읽으면 역사가 훨씬 재밌게 다가온다. 고양이의 장화가 더 눈에 띄고, 신데렐라와 왕자의 사랑이 더 아름답게 보이며, 『제인 에어』의 결말이 그다지 행복하지만은 않다면, 핑커튼 탐정 사무소와 셜록 홈스가 멋지게만 보이지 않는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셈이다.
다른 관점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차별과 폭력에 맞서 각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역사를 이야기로 남겼는지 알고 싶다면, 역사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부터 든다면, 이 책이 하나하나 속시원히 해결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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